글

라벨이 조폭코미디인 게시물 표시

보스 (스포일러,워라밸)

이미지
  조폭들이 보스 자리를 서로 떠넘기는, 짜장면 냄새 나는 코미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유는 하나였다. 배우들이 아까워서. 이성민, 오달수, 조우진,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황우슬혜. 이름만 늘어놓아도 "이 조합이 재미없기가 더 어렵지 않나" 싶은 라인업이다. 실제로 개봉 전 온라인 반응도 대부분 그랬다. 그리고 극장을 나선 뒤 내게 남은 건 조금 엉뚱한 두 가지였는데, 그 얘기는 아래에서 하겠다. 영화 〈보스〉 기본 정보 항목 내용 개봉 2025년 10월 3일 (추석 연휴 첫날) 감독 라희찬 장르 코믹 액션 러닝타임 98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요 출연 조우진(순태), 정경호(강표), 박지환(판호), 이규형(태규), 이성민, 오달수, 황우슬혜 〈핸섬가이즈〉 제작진이 다시 뭉친 작품이고, 개봉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되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인가 (스포일러 최소) 영화는 한 남자가 형사들에게 선전포고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험악한 공기가 흐르는데, 알고 보니 이들의 목적은 싸움이 아니라 요리 심사 다. 이 도입부의 김빠지는 반전이 영화 전체의 톤을 정확히 예고한다. 남자의 이름은 순태. 한때 전국을 제패했던 조직의 에이스였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칼은 사람이 아니라 식재료를 썬다.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아내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과 평범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다. 그런데 그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아버지가 조폭이라는 이유로. 딸의 체념한 얼굴을 본 순태는 은퇴를 결심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보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조직의 모든 채무가 차기 보스에게 승계된다 는 소식이 함께 날아든다. 그렇게 아무도 앉고 싶어 하지 않는 의자를 두고, 서로에게 떠넘기는 '양보 전쟁'이 시작된다.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

컴백홈 (코미디, 부자관계, 충청도사투리)

이미지
  솔직히 저는 포스터만 보고 그냥 가벼운 조폭 코미디겠거니 했습니다. 어제 늦은 밤 혼자 들어간 영화관에서 나올 때는 한참 동안 자리를 못 뜨고 앉아 있었습니다. 웃음으로 시작해서 뭔가 깊은 감정을 건드리고 끝나는 영화, 컴백홈 이야기입니다. 코미디 영화가 이렇게 웃길 수 있다는 것 컴백홈은 충청도 최대 조직 팔령회의 보스 팔출(이경영)이 살해당한 뒤, 7년째 무명 개그맨으로 지내던 아들 기세(송새벽)가 조직의 바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코미디로 분류되는 이유를 몸소 체감한 건 기세가 조폭 조직원들 앞에서 처음 인사를 하는 장면부터였습니다.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그 장면에서 객석이 말 그대로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특히 첫 식사 자리에서 라이벌 조직 보스 성봉이 난입해 깽판을 부리자, 기세가 아무렇지도 않게 경찰에 셀프 신고해버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코미디 문법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조폭 영화에서 폭력이나 기싸움으로 해결할 법한 상황을, 개그맨 출신답게 가장 현실적이고 엉뚱한 방식으로 뒤집어버리는 거죠. 조직원들이 오히려 기세를 영리하다고 칭찬하는 장면까지 이어지면서, 이 캐릭터가 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가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충청도 사투리(忠淸道 방언)도 이 영화의 핵심 웃음 요소입니다. 충청도 사투리란 충청 지역 특유의 느릿하고 구수한 억양과 어미 변형이 특징인 지역 방언으로, 긴장감 있는 장면에서도 특유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냅니다. 요즘 많은 영화들이 지역색을 의도적으로 희석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이 영화가 사투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결정적인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조폭들의 거칠고 험한 대사 속에 충청도 특유의 구수함이 섞이면서, 장르적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해체됩니다. 한편으로는 캐릭터 구성에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기세의 첫사랑 영신이 택시 기사로 변장해 기세를 구하고,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타이밍 맞춰 등장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두 사람 사...